오랜만에 철학 관련 책을 읽고 싶어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를 읽었다
굉장히 시니컬하고 인생이 무의미하고 덧없다 라는 인식을 가진 페르난두 페소아의 내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작가가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인생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페르난두 페소아가 진짜 작가의 또 다른 인격 느낌으로 창조해 낸 인물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 작가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은 마음 한 편을 쓸쓸하게 만든다
● 어떤 사람은 커다란 꿈을 품고 살아가, 그 꿈을 잃어버린다. 어떤 사람은 꿈 없이 살다가, 역시 그 꿈을 잃어버린다.
● 나는 잠보다 더 뛰어난 삶의 쾌락을 알지 못한다. 생명과 영혼의 완전한 소등 상태, 다른 모든 존재와 인간의 완벽한 배제, 기억도 환상도 없는 밤,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는 시간.
● 이 (엉망진창인)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를 포기할 권리, 삶의 숭고함에 나를 헌납하여 삶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하여 체념을 선택할 권리, 그러니까 한없이 나약할 권리, 끝없이 불안할 권리, 권태로울 권리과 공허할 권리, 그리하여 질 나쁜 인가의 세상과 거리를 두고 질 좋은 고독을 향유할 권리를 얻어낸 쾌락이었다.
● 한 줄기의 햇살, 전원에서의 한순간, 아주 약간의 평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빵, 존재의 인식이 나에게 지나치게 짐이 되지 않기를, 타인들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를, 그리고 타인들도 나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를.
● 우리의 삶이 어차피 착취당하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면, 섬유상인 바스케스에게 착취당하는 편이 허영심과 명예, 경멸과 질투 혹은 불가능에게 착취당하는 것보다 덜 비참하지 않겠느냐고.
● 나는 무조건 나이고 싶다.
● 그만두기, 영원히 그만두어 버린 채로 있기, 그러나 좀 다른 형태로 살아남기.
● 즐거움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며, 권력도 아니다. 자유, 오직 자유 뿐이다.
●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무엇을 이해했을 경우, 우리는 그것을 오직 사랑하거나 혹은 오직 미워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 낭만주의가 가진 여러 재앙 중 하나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과 우리가 소망하는 것을 혼동한 일이다.
● 필요한 것을 갖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하다.
● 모두 한결같이 멍청하다.
● 나느 그들을 증오하기 때문에 그들을 사랑한다.
● 자연에 있는 높은 산 정상에 다다르면, 우리는 뭔가 특권을 얻은 느낌이 든다. 우리는 발을 디디고 선 산보다 더 높이 솟아 있다. 자연의 죄고봉이, 최소한 이 지역의 최고봉이, 이 자리에, 우리의 발아래에 있다.
● 아무리 높은 곳에 올라가도 우리는 우리 자신보다 더 커지지 않는다.
● 모든 것은 현혹이지만, 현혹은 결코 우리의 작품이 아니다. 우리는 산을 오르거나, 혹은 산으로 올려지거나, 혹은 산 위에 있는 집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 반면에 정말로 위대한 자는 계곡에서 하늘로 이르는 거리와 산 정상에서 하늘로 이르는 거리가 사실은 차이가 없다고 깨달은 사람이다. 홍수가 나서 물이 범람하면, 그때는 산 위에 있는 것이 좋겠ㅇ나, 만약 제우스 신이 분노의 번갯불로 우리를 벌하려 하거나 아이올로스의 바람이 풀려나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계곡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으며 땅바닥에 배를 깔고 납작 엎드리는 편이 가장 안전할 것이다.
● 갑자기 생긴 돈이나 기대하지 못했던 미소라 해도 지금 나를 스치며 지나가는 산들바람이 내게 주는 의미보다 더 많은 것을 다른 인간들에게 줄 수는 없으리라.
● 지금은 웃어 넘길 수 있지만 과거에는 참을 수 없이 분노하곤 하던, 그런 일들이 있다.
● 모든 것이, 심지어 보통 때라면 우리에게 휴식을 주던 것들까지도 우리를 피곤으로 몰아가는 그런 시간이 있다.
● 하루 종일, 삶은 나에게 짐이었다.
● 지속되는 새로움에 대한 권태, 사물과 이상의 기만적인 다양함 뒤에서 만물의 영원한 균일성을 발견하게 되는 권태, 모스크와 사원과 교회의 놀라운 유사함, 오두막과 성의 동등한 가치, 예복을 걸친 왕이나 나체의 야만인 모두에게 동일한 육체의 구성, 삶 자신에 대한 삶의 영원한 호응, 내가 체험하는 모든 것, 변화하도록 규정된 모든 것의 정지 상태.
● 해방이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어디로 가도 그것을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 인간은 더 높이 올라갈수록 더 많이 포기하게 된다.
● 생각? 느낌? 규정된 것들은 전부 얼마나 지겨운가!
● 혁명가 혹은 개혁가는 모두 똑같은 착각에 빠져 있다.
● 인간의 삶을 주의 깊게 관찰해 보면, 동물과 삶의 차이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의 삶이나 동물의 삶이나 무의식중에 사물과 세계에 의해 휘둘린다는 점은 동일하다.
● 그리고 나는 두려움에 가득한 채로 삶을 증우하며, 매혹된 채로 죽음을 경외한다.
● 원래 나는 사소한 일에 만족하는 사람이다.
● 우리와 심각하게 불화하는 장본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며, 우리들 사이에는 외교적으로 치장한 침묵의 전투가 벌어진다.
● 그러나 나는 이 세상에 대해서 그 무엇도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
● 지금의 무의미한 삶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과거라서가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자신에게 맞는 존재가치와 자신만의 고유한 기쁨이 있기 때문에 나는 지금을 그리워할 것이다.
●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 꽃의 아름다움을 아는 나는 사막 한가운데서의 승리보다 패배를 더 선호한다.
● 평소에는 환한 햇살이 내리쬐는 것이 보통인 이 도시에,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안개가 내렸다.
● 그렇다, 우리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 그 누구도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으리라.
● 나는 무엇이 되었나? 아무것도 아닌 것.
● 이것은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환상의 에피소드다.
● 어딘가에 속한다는 것은 진부함을 의미한다.
● 영혼은 고통을 느끼기를 원하고, 굴욕을 당하기를 원하며, 삶의 정당한 몫으로 고뇌를 원하기 때문이다.
● 가장 높고, 가장 고귀하고, 가장 뛰어난 예지력을 갖춘 자는, 자신이 예지했으면서도 무시한 것을 견디고 버텨내는 자다. 사람들은 그것을 삶이라고 부른다.
●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읽는 소설 속 사건이나 에피소드라고 생각한다.
● 생각한다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 사색은 비범할 수 있지만, 반드시 우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아함이 덜하면 덜할수록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들게 된다. 섬세함이 결여된 능력은 단순한 용량에 불과하다.
● 번개처럼 나를 관통하고 지나간 그것은,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인식이었다.
● 한번이라도 우리에게 속했던 것들은, 비록 그것이 순전한 우연에 의해 우리의 일상이나 우리의 시선에 들어왔던 것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우리의 것이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우리의 일부로 남는다.
● 우리는 완벽함을 우상화한다.
● 우리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위대한 예술가의 작업 앞에서 경건하게 감탄한다.
● 소용없는 물건을 구입하는 자는 스스로의 짐작보다 더욱 영리하다. 그들은 조그만 꿈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 우리 모두는 추악한 면을 갖고 있다.
● 아무리 의기양야하고 대단한 삶을 산다고 해도 우리는 타인과의 접촉이나 아주 사소한 방해에 의해서도 충격을 받으며, 흘러가는 시간의 느낌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 삶은 누군가가 헝클어놓은 실타래다.
● 그렇다, 고백해라, 그러나 네가 느끼지 않는 것만을! 그렇다, 네 영혼의 비밀의 무거움에서 해방시켜라, 비밀을 털어놓아라. 네가 털어 놓는 그 비밀을 한번도 가진 적이 없다면, 너는 행운아다.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네 자신을 먼저 속이도록 하라! 자기표현은 그 어떠한 경우에도 실수다. 항상 의식하라, 무엇인가를 입 밖으로 꺼내 말하는 것은, 곧 너에게는 거짓말과 동의어라고.
● 관심을 접어두자. 저녁의 석양과 아침의 여명을 사랑하도록 하자.
● 언제인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사색과 관찰을 처음 시작한 이후로 나는 인간들이 진리를 모르며, 삶에서 무엇이 정말로 중요하며 삶의 가치를 좌우하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 원한다는 것은 이룰 수 없다는 의미다. 자신이 원한 바를 이룬 자는 이미 그 일을 이룰 능력을 갖춘 뒤에야 그것을 원한 것이다.
●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시간의 노예이며, 시간의 색채와 형상에 복종할 수밖에 없고, 하늘과 땅의 신하에 지나지 않는다.
● 완전히 혼자 있는 기분이란 얼마나 좋은가.
● 우리가 스스로에게 신용을 잃지 않으려면 포부와 열정, 욕망과 희망, 강박과 내적인 불안과 작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우리 자신이 항상 우리와 동석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절대 혼자가 아니며 혼자 남겨질 일도 없다고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우리는 이 세계의 여행자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우리는 무와 무 사이를 혹은 전체와 전체 사이를 여행하고 있다. 우리는 어차피 길 위에 있는 것이나 도중에 만나게 되는 이런저런 불편, 혹은 고르지 않은 길바닥에 대해서 너무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인생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 요즘,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한 층 차분해졌다
삶을 아주 먼 관점에서 바라본 시각이 오히려 고요와 평정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는 어차피 여행자이니, 삶의 어려움과 불편에 대해 너무 신경쓰지 말자
얼마나 좋은 문장인가!
인생은 길고, 앞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니
삶의 중간중간 있는 아름다운 석양, 들꽃, 소중한 사람들과의 기억 등을 기억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나야겠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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